이공계특성화대학의 경쟁률이 상승했다. 11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KAIST, 포스텍, DGIST와 15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GIST대학, UNIST 등 5개 이공계특성화대학의 경쟁률은 7.87대 1(모집 1742/지원 1만3710)로 지난해 6.31대 1(모집 2047/지원 1만2908)를 넘어섰다.
수시 6회 지원 제한 여부가 결정적이었다. 특별법법인으로 분류되는 과학기술원 소속 이공계특성화대학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반면 사립대학으로 분류돼 6회 지원 제한을 받는 포스텍은 지원자가 290명 줄어들면서 경쟁률이 하락했다. 쉬운 수능으로 인해 실수만 줄인다면 만점을 노릴 수 있다는 측면과 의전원에서 의대로 체제를 전환하면서 의대 정원이 늘어나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대를 노릴 수 있다는 측면을 고려하면 수시 6장 카드를 모두 의대 지원에 활용하고 수시 6회 제한을 받지 않는 이공계특성화대학을 보너스 개념으로 지원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과고 조기졸업 제한으로 인해 일반고 학생들의 소신 지원 성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과학기술원 관계자들이 “지난해보다 과고 출신자는 줄었지만
지난해와 지원자 수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늘었다”고 설명하고 있는 때문이다.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과고 학생 수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발표한
‘조기진급등에 관한 시행지침’ 상의 상급학교 조기입학 자격부여
비율을 종합 고려하면 올해 과고 수험생 수는 예년의 50% 수준에
불과해 일반고 자연계열 학생들이 매우 유리한 상황이다.
이공계특성화대학만 염두에 두고 있다면 GIST대학과 UNIST의
전형일정이 겹칠 가능성이 있는 점이 가장 큰 변수다.
KAIST, 포스텍, DGIST, 서울대 일정은 모두 겹치지 않아
서류평가만 통과한다면 면접 응시에 큰 무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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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IST대학은 올해 2016 수시에서 5개 이공계특성화대학 중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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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원 이공계특성화대 경쟁률 상승.. 6회 제한 영향>
경쟁률이 높은 두 학교는 15일 원서마감을 한 GIST대학과 UNIST. GIST대학은
지난해 9.82대 1(175/1718)에서 올해 13.71대 1(175/2400)로 지원인원이
지난해보다 682명 늘면서 경쟁률이 크게 급등, 이공계특성화대학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GIST대학과 같은 날 원서접수를 마감한 UNIST도 4.90대 1(629/3085)에서
9.38대 1(366/3432)로 크게 상승했다. 모집인원이 과기원 전환으로 인해
263명 줄었지만 지원인원은 347명이 늘었다.
11일 마감한 3개교 중 DGIST가 8.60대 1(200/1720)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DGIST 8.45대 1(190/1605)과 비슷하지만 지난해까지 미래브레인
추천전형에서 선발하던 농산어촌 학생들을 위한 정원외 고른기회전형을
신설하면서 지원자를 더 끌어 모을 수 있었다.
지원자가 4304명으로 가장 많은 KAIST는 6.33대 1(680/4304)로 지난해
5.97대 1(730/4356)보다 상승했다. 지난해보다 지원자가 52명 줄었지만
일반전형의 모집인원을 50명 줄이면서 경쟁률이 상승했다.
포스텍은 5.78대 1(321/1854)로 가장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6.64대 1(323/2144)로 KAIST, UNIST보다 높아
이공계특성화대학 중 4위였지만 지원자가 290명 줄어들면서 경쟁률이 하락했다.
KAIST를 제외한 3개 과학기술원소속 이공계특성화대학의 경쟁률 상승은
지원자 증가 덕이다. GIST대학이 682명으로 지원자 증가폭이 가장 크다.
이어 UNIST 347명, DGIST 115명 순이다. KAIST는 지난해보다 52명 줄었다.
과학기술원 이공계특성화대학은 특별법에 의해 설립돼 수시 6회 지원 제한
규정을 적용 받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반 4년제 대학 수시 6회 기회를
활용하고 또 지원할 수 있어 수험생들이 부담 없이 지원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증가폭이 가장 큰 GIST대학과 UNIST는 원서접수 마지막 날인 15일까지
지원이 가능해 일정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UNIST는 지원자도 늘었지만 모집인원이 263명 줄어들면서 경쟁률이 크게 상승했다.
원인은 과학기술원 전환으로 인해 체제를 연구중심으로 재편했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과학기술원전환 법안이 통과했던 당시 조무제 UNIST 총장은
“연구중심의 과학기술원 특성상 학부생보다 대학원생 수가 많아야 한다”며
“학부생 입학정원을 400명 내외로 조정하는 방안을 대학과 미래창조과학부가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종 확정된 정원은 정원내 360명.
올해 2016 수시는 정원내 330명과 정원외 기회균등전형에서 정원의 10%인 36명을 선발한다.
반대로 포스텍은 일반 사립대로 분류돼 수시 6회 지원 제한을 받아 과학기술원
이공계특성화대학보다 불리하다. 지원하면 타 대학 지원 가능 횟수가 줄어들어
학생들 입장에서 섣불리 지원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쉬운 수능으로 인해 ‘설카포’를 노릴 수 있는 최상위권 학생이라면
의학계열 진학도 고민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포스텍은 더욱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의전원에서 의대로 전환하는 대학으로 인해 의대 정원이 2014학년 27개 의대 1573명에서
지난해 2015학년 38개 의대 2299명으로 717명의 정원이 늘어나면서 합격가능성도 커지고
쉬운 수능으로 인해 실수만 줄인다면 만점도 노려볼만한 상황에서 의대 지원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수시 6회를 모두 의대로 쓰더라도 과학기술원 이공계특성화대학은
6회 지원 제한을 받지 않아 지원이 가능하지만 포스텍은 6회 제한을 받아 지원이 불가능하다.
<일반고 소신지원 증가.. 과고 조기졸업 제한 영향>
올해 이공계특성화대학 입시의 주요 변수로 과고 조기졸업 제한으로 인해 지원자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과학기술원 관계자들이 “과고 지원자가 예년보다 줄었지만
지원인원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늘어 일반고의 증가로 볼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기 때문이다.
지난해보다 지원인원이 52명 줄어든 KAIST의 경우 일반고 학생들의 합격 기대심리가 커져
지원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한다. KAIST 관계자는 “올해 과고 조기졸업 제한으로 인해
일반전형의 지원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해보다 10명 많은
3065명이 지원해 비슷한 수준이었다. 일반고, 특성화고, 자사고, 자공고 학생 중
학교당 최대 2명까지 가능한 학교장 추천을 받은 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 학교장추천전형도
지난해 1067명에서 올해 1024명으로 43명 줄어드는 데 그쳤다. 수시전형간 중복지원이
불가능한 것을 고려했을 때 학교장추천전형이 지난해와 비슷함에도 일반전형 지원자가
지난해보다 늘어난 부분은 과고 수험생의 감소로 인해 일반고 학생들의 기대심리가 커져
지원자가 크게 늘어났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UNIST 역시 일반고 지원자가 크게 늘었고 스펙트럼 또한 다양해졌다고 밝혔다.
UNIST 관계자는 “과고 학생 수는 소폭 줄었지만 일반고 최상위권 학생들이
예년에 비해 더 많이 지원했다”며 “기존에도 일반고에서 많은 학생들을 선발해왔고
일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홍보를 한 결과로 보인다.
특정학교에서 지원자가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자를 내는 고등학교 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825개교에서 올해 1110개교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GIST대학의 경우 과고생이 예년보다 50% 정도 줄었다고 분석했다.
GIST대학 관계자는 “과고생이 지난해보다 50% 정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일반고 학생들이 많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올해 20개 과고에서 나올 수 있는 수험생은 879명으로 지난해
2015 대입 응시 21개 과고생 1774명의 49.55% 수준이다. 2014 대입 응시 20개 과고생
1774명과 비교하면 52.14%의 규모다. 연도별로 과고 개수에서 차이가 나는 이유는
인천진산과고, 대전동신과고의 학교 유형 변화에 따른 것이다. 인천진산과고가
2013년 일반고에서, 대전동신과고가 지난해 자공고에서 과고로 전환한 때문이다.
인천진산과고는 지난해 고2였던 학생들이 2015 대입에서 첫 조기졸업 실적을,
대전동신과고는 올해 고2인 학생이 첫 조기졸업 실적을 낸다.
과고 응시생이 줄어든다는 것은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2013~2015 과고 재학생 수 데이터와
17개 시/도 교육청이 정한 ‘조기진급 등에 관한 시행지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7개 시/도가 정한 조기졸업 허용범위와 상급학교 조기입학 자격부여 허용비율을
학교알리미상의 과고 2학년 학생 수에 곱하고 지난해 조기졸업을 하지 못해
3학년으로 진학한 과고 학생수를 더하면 올해 과고 재학생 중 대입전형을 치를 수 있는
학생은 879명으로 산출된다.
근본적인 조기졸업제한의 원인은 조기졸업 의미의 퇴색 우려다.
2013년 12월 당시 교육과학기술부는 과고 조기졸업생 수가 80%에 육박하는
사실을 근거로 조기졸업의 의미가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조기졸업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지적에 따라 2014학년 입학생부터 조기졸업을 20% 수준으로 줄이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때문에 충남과 대전이 20%, 나머지 15개 시/도가 10% 수준으로 조기졸업을 줄였다.
하지만 기존에 주목 받지 못했던 제도 중 ‘상급학교 조기입학 자격부여’가 과고생들의 대입루트가 됐다.
강원 경기 부산 서울 전남 전북 충남지역은 학교장이 정하는 과목의 원점수 성적의 상위 40%,
경남 경북 대구 대전 울산 인천 제주 충북지역은 상위 30%까지 학교장이 추천한 학생 중
대학이 지원자격을 부여한 학생에 대해 대입전형을 치를 수 있게 했다.
서울대를 제외한 상위권 대학들은 지원을 허용했다.
<전형일정이 변수.. GIST와 UNIST>
서류평가를 통과하는 경우 가장 높은 경쟁률을 차지한 GIST대학과 UNIST는 전형일정이 변수다.
두 학교 모두 수시전형 일정을 10월27~30일로 동일하게 잡았기 때문이다. 세부적 일정은 GIST대학이
10월20일, UNIST가 10월22일 안내할 예정이다.
나머지 이공계특성화대는 일정이 겹치지 않아 서류 평가만 통과한다면 모두 면접을 치를 수 있다.
DGIST는 10월19일에서 24일 사이에 면접을 실시한다. 포스텍은 일반전형 11월22일,
창의IT인재전형 22일과 23일 이틀 일정이다. KAIST는 11월25일 일반전형, 26일 학교장추천과
고른기회전형 면접이다. 27일 서울대 일정과도 겹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