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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대학 자유전공학부… 해결책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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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04-05 00:00 조회2,1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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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대학 자유전공학부…



해결책 없나


성대·중대 이어 연세대·한국외대 폐지 결정


학생 혼란 가중에 "학교 무책임" 비판도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김승환 김수경 인턴기자=

최근 연세대와 한국외대가 학제개편에 따른 자유전공학부 폐지를

발표하면서 학교 측과 학생, 학부모 간에 마찰을 빚고 있다.





연세대와 한국외대에 앞서 중앙대와 성균관대 등이 각각 지난

2010년과 2012년 자유전공학부를 폐지하고 법학전문대학원과

국가고시 준비를 위한 학부를 신설하는 등 개편에 나섰다.





학교 측은 해당 학부의 정체성이 모호하고 입시 정책에서 경쟁력을

얻기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이지만 일방적인 통보에 학생들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연세대·한국외대 자유전공 폐지에 마찰 빚어




연세대는 지난달 27일 2014년부터 자유전공이라는 명칭을 없애고

글로벌융합학부를 신설해 흡수한다고 발표했다.

자유전공 모집인원은 송도에 위치한 언더우드국제대학의

글로벌융합학부에 포함된다.





정인권 연세대 교무처장은 "대부분 자유전공 학생들이 상경계열로

전공진입을 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며 "자유전공의 첫 취지를

살리고 융·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학교 측에서도 심사숙고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송도 국제캠퍼스에서 7개의 신설 학과를 만들어 융복합

인재를 길러보겠다는 취지지만 학생들은 등록금이 2배로 비싼

송도 국제캠퍼스로 신촌의 학생 수를 빼돌려 돈벌이에

이용하겠다는 꼼수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오동하 자유전공 학생회장(21·신문방송학과 2학년)은 "자유전공

학생들의 소수 인기학과 편중현상은 제대로 된 커리큘럼을 내놓지

못했던 학교 탓"이라며 "자신들이 자유전공을 방치해 뒀으면서 자

유전공은 실패작이라고 말하며 한순간에 폐지해 버리는 학교 측

태도에는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연세대학교 관계자들이 2일 언더우드관 교무위원회의실에서 열린 학부모와

학교측의 만남자리를 취재하려는 기자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철중 기자





한국외대도 2014학년도 신입생 모집부터 자유전공학부를 폐지하고

외교관 육성을 위한 LD(Language&Diplomacy)학부´를 신설키로 했다. 자유전공학부 입학정원 56명 중 42명을 LD학부 모집단위 정원으로

하고 남은 인원은 정치외교학과와 행정학과에 각각 배분한다는

계획이다.





학생들은 정체성 문제로 자유전공학부를 폐지하고 있는 다른 대학의 상황과 달라 정체성을 문제로 학부가 폐지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국외대 자유전공학부는 4년 내내 학부 내에 개설된 정치학, 행정학, 언론학, 법학, 경제학 등 사회과학 분야 연계 과목들을 골라 커리큘럼에 맞춰 수업을 듣는다. 졸업생에게는 ´사회과학학사´ 학위가 부여된다.








◇위기의 자유전공…다른 대학 상황은?





자유전공학부가 대부분의 학교에서 존폐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특정 전공 선택 편중 등 일부 운영상의 문제가 노출되기도

하지만 비교적 본래 취지에 맞게 운영되는 대학도 많다.





자유전공학부가 있는 서울 내 대학교는 현재 서울대, 고려대, 이화여대, 경희대, 서울시립대 등 10여 곳이다. 대부분 2007~2009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으로 법학과가 사라지면서 남는 정원을 흡수할 목적으로 생겨났다. 각종 고시와 의학전문대학, 법학전문대학원 진학 등을 목표로 하는 곳이 많다.





고려대 자유전공학부는 지난 2009년 설립됐다. 연계전공(설계전공)인 ´공공거버넌스와 리더십´을 필수로 이수하면서 제1 전공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1학년부터 연계전공 과정에 진입해 법률적 기초소양을 최우선적으로 갖춘 뒤 2학년때 사범대를 제외한 인문사회계 23개 학과 가운데 하나의 학과를 선택하게 된다. 설계전공의 경우 법학과 행정학, 경제학 등의 기본과목으로 구성된 연계전공 과목을 이용해 선택전공 또는 진로에 맞춰 다양하게 교과과정을 설계하도록 했다.





이화여대는 지난 2007년 자유전공학부와 성격이 비슷한 스크랜튼학부를 만들었다. 이대는 기존 대학의 시스템 안에서의 전공과목 하나를

선택하고 자기설계전공 개념으로 스크랜튼학부가 제시하는 트랙

가운데 반드시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스크랜튼학부 트랙에는 통합적문화연구, 디지털인문학, 사회과학이니셔티브, 과학과생명, 인체와 건강, 사회와정의 등이 있다.





경희대는 지난 2009년 자율전공학과를 만들었다. 자율전공학과의

당초 취지에 맞춰 대학에 입학해 1년간 전공모색기를 갖고 적성에

맞는 전공을 찾아가도록 하고 있다.





경희대 자율전공학과 관계자는 "심각한 어려움이 있었다면 고민을 해서 방향을 선회했을 것"이라며 "학생들과의 꾸준한 소통을 통해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지원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희대 자율전공학과에 재학 중인 강민구씨(21)는 "수강신청할 때 어떤 전공이든 모두 다 들어볼 수 있고 점수 맞춰서 어영부영 전공 정해서 들어가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전공탐색기간이 실질적으로 본 취지를 제대로 못 살리고 있어 이상적이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국외대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이 학부 폐지에 반발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News1





◇섣부른 학부 폐지 ´무책임´ 비판도





대부분 설립 5년을 맞는 자유전공학부가 아직 졸업생을 제대로

배출하지도 못한 채 섣불리 학과를 폐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자유전공학부의 문제점으로 늘 지적돼 온 특정학과 쏠림현상을 겪은 서울대 자유전공학부는 ´학생설계전공´이라는 커리큘럼을 만들어 이

문제를 극복해보려고 시도하고 있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에 재학 중인 송성규씨(23)는 "서울대는 학생

설계전공 등 자신이 전공을 개척해 스스로 공부를 한다는 자유전공

본연의 취지를 살리려 노력한다"며 "이런 노력 덕에 특정학과로 편중

현상은 점점 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 자유전공학부 관계자는 "설립 당시에는 교과과정 등에서 혼란이 있었고 명확한 관련 정책이 서지 않아 문제점이 많았다"며 "이후

설문조사 등의 형태로 학생과의 논의를 거쳐 많은 부분을 개선했고 2010학년도 부터는 안정적인 단계에 들어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유전공학부 존폐 논란은 전혀 없었고 이미 1기 졸업생을 배출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책임 없이 신입생을 뽑아놓고 폐지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의 설립에 함께 참여했던 김혜숙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가 압축 고속 성장을 하다보니 시행착오들을 거치고 정책 시행에 있어 잘 안되면 빨리 접는 경향이 강하다"며 "대학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로 충분히 고려해서 결과가 어떻게 되리라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갖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교육이 사람을 상대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을 상대로 하는 교육적 실험은 항상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회가 나아갈 방향과 지식의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면 사회와 대학이 선순환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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