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학생부 우수자 전형은 보통 교과 성적 반영 비율이 80~100%에 달해 교과 성적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므로, 학기별 중간·기말고사를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외형상 반영 비율일 뿐, 실질 반영 비율은 대학과 전형마다 차이가 적지 않다.
´예쁜 여성사원´ 을 유난히 좋아하는 사장이 있었습니다. 사원 평가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직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이렇게 발표했습니다. ´100점 만점에 외모 50, 성실성 50.´ 하지만 그 후에도 여전히 ´성실하지 않으나 예쁜´ 여사원들이 승진을 거듭했습니다. 항의가 이어지자 사장은 평가 결과를 당당히 공개했는데요, "외모는 0 ~50점, 성실성은 기본 점수 45점으로 채점했다"고 밝혔습니다. 성실성의 명목상 반영 비율은 50%지만, 실질 반영률은 5%에 불과한 경우입니다.
좀 극단적이고 코믹한 비유를 빌렸지만, 대학 입시의 상황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내신 반영 비율을 높여 학교교육에 내실을 기하자는 교육부의 요구를 따르자니 각 고교의 내신을 동일하게 인정할 수 없는 현실을 외면하기 어렵고, 무시하자니 명분이 약한 대학의 처지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그러니까 겉으로 보기엔 내신을 많이 반영하는 것처럼 포장하고, 실제로는 별로 영향을 못 미치게 전형을 설계해놓은 것입니다. 이제 대다수 학부모들이 아는 사실이지만, 그래서 모르는 사람은 더 낭패를 보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자꾸 이런 꼼수(?)가 등장하다 보니 학부모나 수험생이 교육부나 대학의 발표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향후 대학 평가에 이 부분의 표시를 반영한다는 게 교육부 입장이니 두고 봐야겠습니다.
그럼 실제 사례를 한번 보실까요?
2015학년 연세대 수시 일반 전형은 ´논술 70%와 학생부 교과 20%, 비교과 10%를 일괄 합산하고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적용한다´ 고 되어 있습니다. 학생부가 30 %라는 말인데, 좀더 보시죠.
학생부 교과 영역 반영 성적 산출 기준은 표와 같습니다. 1등급과 4등급의 점수 차이는 0.6점에 불과합니다. 최하 9등급도 12점을 받습니다.
비교과 영역은 출결 점수 5점(무단결석 3일 이하 1등급 5점 만점, 25일 이상 9등급 3.8점)과 봉사 활동 점수 5점(20시간 이상 1등급 5점 만점, 5시간 이하 9등급 3.8점)을 합친 10점이 만점입니다.
이를 종합하면 학생부 최하 점수는 교과 9등급 12점, 출결 9등급 3.8점, 봉사 9등급 3.8점 등 소계 19.6점이 됩니다. 기본 점수라고 할 수 있죠. 따라서 학생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최고점(30점 만점)과 최하점(기본 점수, 19.6점)의 차이는 10.4점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명목상 내신 반영 비율은 30%지만 실질 반영 비율은 10.4%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논술 성적 반영에서는 기본 점수 없이 70%(70점)를 모두 반영한다는 걸 전제로 한 것이고, 내신 실질 반영 비율 역시 계산 편의를 위해 전체 기준이 되는 점수를 100점 만점으로 한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