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는 2015 학년에도 수시 우선선발을 유지한다.
대입간소화방안의 일환으로 수시 우선선발이 모두 폐지되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서울대만 우선선발을 유지하는 셈이다. 연고대등 주요대의
우선선발은 과도한 수능등급을 자격요건으로 하는 수능 우선선발인
반면 서울대 우선선발은 사정관제 베이스라는 점에서 다르긴 하다.
서울대는 18일 광주광역시 교육정보원1층 대강당에서 2015 서울대
전형 설명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서울대는 지난 달 14일과 19일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정시인원 7% 증가,
정시 의대/치의대 교차지원 허용, 정시 논술/구술 폐지, 지역균형선발
전형의 수능최저학력 기준 강화를 골자로 한 2015 전형안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설명회에서 입학관리본부 김경범교수는 2015 전형안에 대해
“정시에선 논술과 면접이 없어지고 수시는 전형요소상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정의했다. 정시는 변화가 있지만 수시는 크게 변화된 부분이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대학에서 대부분 폐지한 우선선발에
대해서는 “내년에도 서울대는 우선선발을 한다”고 밝혔다. 김교수는
이날 설명회에서 서울대가 원하는 인재상을 제시하면서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써야할지, 비교과활동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상세하게 설명했다. .
<우선선발 유지>
서울대가 2015 수시 일반전형에서 우선선발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범 교수는 “서류를 가지고 전형을 하는데, 전형 성적 상위에 있는
학생 중 면접을 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면 우선선발을 실시한다”며
“굳이 면접할 필요가 없는 학생들에게 부담을 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의 우선선발 유지는 수능 성적이 아닌 서류를 바탕으로 하는
전형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2015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
에서 ‘동일한 전형에서 전형 요소를 다르게 적용해 혼선을 유발할 수
있는 우선 선발 방식은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경우 수능 성적을 기준으로 일반선발과 우선선발의 기준을 달리하기 때문에
설정해 동일한 전형에서 전형 요소가 달라지는 문제가 있어 우선선발
제도를 폐지했다. 반면 서울대는 수능이 아닌 자기소개서나 추천서
학교 소개 자료 등을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면서도 서류를 통해 발전
가능성이나 전공에 대한 관심을 충분히 드러낸 학생들을 우선선발한다는 점에서 유지가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서울대는 수능 최저기준미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2014학년 일반전형에 이어 2015학년부터 기회균형선발전형에서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김 교수는 “일반전형과 기
회균형선발전형은 수능을 보지 않아도 된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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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 일반전형 구술…종전과 비슷할 듯>
수시 일반전형 2단계에서 실시되는 면접 및 구술고사는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는 지난 달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면접 문항을 공동 출제하며, 공동 출제된 문항을 활용하는
모집단위에서는 동일한 답변 준비 시간과 면접시간을 부여한다.
공동 출제된 문항을 활용하지 않는 모집단위에서는 교과 관련 문제풀이
형 면접 문항을 활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공동 출제된 문항은 교과
관련 문제풀이형 면접이 활용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김 교수는
“인문계는 수학, 자연계는 영어를 출제할까 잠깐 생각했으나 자연계
공통문제, 인문계 공통문제를 만들 것”이라며 “공통문항 가운데 몇
문제를 선택할 것인가, 문제 구성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3월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통문항을 활용하지 않는 모집단위에 대해서는 “교과지식을 베이스로 풀어가는 문제 대신 인성을 체크할 수 있는
문제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의 설명을 살펴보면 2015 일반전형 2단계는 올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2013, 2014 수시에서 인문계열의 경우
사회과학대는 공통문항, 인문대학은 각 모집단위별로 구술문제를
출제한바 있다. 자연계열은 수학과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중
1문항을 택하는 공통 문항이 출제됐었다. 설명대로라면 자연계열은
변화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이며, 인문계는 모집단위별 문항이 아닌
공통문항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2014 입시까지 출제됐던
문제들과 유사한 구술문제가 출제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 김 교수는
“아직 내부 논의 중이다”며 “세부적인 사항은 3월에 발표되는 확정안을
통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공통문항을 활용하지 않는 모집단위의 대표주자는 의예과. 과학문제를
푸는 것이 아닌, 의사로서의 인성을 묻는 문항이 출제된다. 6개의 방을
돌며 지원자가 의사로서 갖춰야 할 인성, 상황대처능력 등을 종합 평가
하는 다중미니면접방식이 이미 자리 잡은 상황. 김 교수가 “인성을 체크
하는 문항이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점은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교과지식을 묻는 구술면접이 아닌 사정관제 중심의 문항이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전형 인문계, 자연계 필승 구술면접법>
김 교수는 인문계는 자신의 주장을 끝까지 관철하는 것이 중요하며,
자연계는 교수들이 제시하는 힌트를 받아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문계 구술면접에 대해 기본적으로
학생이 무언가 대답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것이지만 어떤 학생은
세밀하게 질문해서 곤란에 빠뜨리기도 한다. 자연계열은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주지만 인문계열은 궁지로 몬다. 교수가 파놓은 함정에 빠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제가 잘못 생각했습니다’고 답하면 생각 없어 보인다. 인문계열 문제는 기본적으로 답이 없다. 자기 입장을 번복하는 순간 생각이
모자란 것처럼 보일 뿐이다. 논리적으로 끝까지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
예의를 갖추고 끝까지 버텨라.”
교수들의 조언을 잘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는 자연계 면접은 실제
서울대 입학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물리 요구하는 모집단위에 지원
했는데 물리2를 안한 학생이 있었다. 교과 이수상 물리1만 했던 학생이
1단계를 통과하고 구술면접을 통과하고 최종적으로 붙었다. 면접 점수는
중간보다 약간 높았다. 입학 후 학생을 불러 면접 때 어땠는지 물어봤다.
‘처음에 문제를 받으니 아는 게 없었고, 질문이 무엇인지 이해가 안
가더라’고 말했다. 자기가 아는 개념과 용어만 정리하고 모르는 내용을
구분해 두었다. 면접실에서 교수가 질문해야 하는데 입장이 바뀌어서
학생이 질문을 했다. 학생이 교수들한테 ‘ 물리1밖에 못해서 이해를
못하겠다. 문제의 여기까지만 안다. 이 단어는 무슨 뜻이고 질문이
무엇인가’라고 계속 질문했다. 교수들이 재미 있어서 대답을 해주기
시작했다. 중요한 것은 학생이 알아듣고 문제가 무엇을 묻는지 이해를
했다는 것이다.
답을 했다는 것보다 문제가 뭘 물어보는지 이해했다. 그게 더 중요하다”
김 교수는 자연계열 학생들에게 “답을 맞추는 것을 보는게 아니다.
결국 모르면 질문해도 된다는 얘기다. 자연계는 기본적으로 교수들이
도와주려 한다. 도움을 최대한 받아라.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 도움을
달라고 적극적으로 나서라. 도와줄 때 잘 알아들으라. 못알아 들으면
못알아 들었다고 이야기 하라. 이게 면접을 잘하는 길이다.”고 조언했다.
<서울대 인재상>
서울대는 ‘공부를 잘하고 싶은 마음과 의지’를 지닌 채 ‘지식의 누적과
활용’을 잘하는 학생을 선발한다고 김교수는 서울대의 인재상을 설명했다. ‘공부를 잘하고 싶은 마음과 의지’에서 지원동기를 표현하고 ‘지식의 활용’은
비교과활동 등을 통한 자기주도학습능력으로 풀어야 한다. ‘지식의 누적’
은 내신성적과 학교내에서 이뤄지는 수상, 경시대회 등의 정량적 평가요소
라고 설명하며 점수가 좋을 수록 유리하지만 100%를 담보하지는 않는다고 김교수는 밝혔다. 자소서작성에서 지원동기를 밝히고 비교과활동을 통해 어떤 식으로 자기주도학습능력을 해왔는지 서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힌 셈이다.
김 교수는 공부를 잘하고 싶은 마음과 의지에 대해 “공부를 잘하고 싶은 학생을 뽑는다. 학생들은 그것을 ‘표현’해야 한다. 제일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인 ‘나는 이 과에 가고 싶다’는 표현을 하는 학생이 적다. 지난해에는 지원동기란을 자기소개서에 만들어 서술을 시켰으나 올해는 뺐다. 그러니 이야기를 하지 않는 학생들이 생겼다. ‘이 과를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은 학생들은 그렇지 않았던 학생들에게 자리가 밀렸다. 학생이 ‘이 과에서 공부하고 싶느냐’를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과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직업과 결부되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직업과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은 것이 별개일 수 있다. 철학을 공부하고 싶은데 CEO가 되고 싶다는 것도 가능하다. 대학입장에서는 이상하지 않다. 철학을 전공하니 ‘철학과 교수가 돼라’고 하지 않는다. 직업은 학생의 관심사이지 대학의 관심사가 아니다. 대학 4년간 무슨 공부를 할 것이며 노력할 의사가 있는지 또 준비가 되어있는지가 대학의 관심사이다. ‘이 직업을 갖기 위해 이 과에 와야 한다’는 식의 서술은 낮은 수준의 의지이다.”
‘지식의 활용’은 ‘지식의 누적’과 대비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식의 활용은 스스로 공부를 해서 알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느냐 이다. 스스로 해나간 것과 학교 프로그램 안에 몸만 들어간 것은 발전 가능성의 차이에서 완전히 다르다. 대학에서는 안 가르쳐 주는 것을 스스로 알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스스로 알고 싶은 것을 알아본 경험이 있으면 대학에 와서 가르쳐 준 것 밖에서 알아야 할 것이 생겼을 때 그것을 알아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본다. 그런 경험/훈련과 기술을 익혔다는 것이 지식의 활용이다. 독서활동, 동아리활동, 글쓰기 경험, 탐구활동 등이 여기에 해당 한다. 내가 무엇인가를 시작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독서활동에서는 왜 그 책을 읽었느냐가 중요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 책을 분명히 읽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책의 내용을 쓴다. 우리는 왜 그 책을 읽었는가를 알고 싶다. 이것이 지식의 활용이다.” 반면 ‘지식의 누적’에 대해서는 “내신, 수상실적, 경시대회 등이 해당된다. 내신은 고등학교에서 배워야 하는 양을 얼마나 안 틀리고 잘 견디느냐를 보여준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내신이 높을수록 유리하다. 다만 100% 유리하다는 보장은 없다. 경시대회에서 금, 은, 동상을 수상했다면 금상이 더 좋다고 보지는 않는다. 둘 다 잘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경시대회를 준비하면서 어떤 성장을 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협동/협력도 중요한 덕목으로 지목했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협력을 해서 무언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협력을 해야 소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다. ‘프로젝트를 선생님께서 주셨는데 5명이 조가 되었지만 4명이 관심이 없어 내가 혼자 밤을 샌 끝에 결과를 만들었다’는 식은 좋지 않다. 대학교수들 눈에는 놀라운 결과가 아니다. 그 일은 지식을 쌓는 것을 보려는 것이 아니다. 협력 경험을 보려 하는 것이다. 팀플레이는 놀라운 결과보다 협동/협조하는 것을 익혀나갔는지를 본다.”
<7% 늘어난 정시…그래도 수시가 중요하다>
2015 서울대 전형안에서 정시모집 선발비중은 25%로 2014의 18%에 비해 7%정도가 상승했다. 김교수는 정시 비율이 늘었지만 수시모집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수시가 75%인 만큼 수시가 중요하다. 서울대는 정시 7% 늘어난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정시 중심으로 입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수시가 75%이며 일부 모집단위는 수시에서 100% 학생을 선발한다. 이 이야기는 대학이 수시로 뽑는 것에 만족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설명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서울대가 정시에서 이과학생들에게만 개방했던 의예과 문호를 문과학생들에게도 개방한 것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교차지원에 대해 김 교수는 “의대를 가고 싶으면 이과에 남으라”며 “현재 일반전형에서도 문과 학생이 의대에 지원할 수 있다. 2단계가 과학문제를 묻는 것이 아닌 의사로서의 인성을 묻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과 지원자는 없다. 25% 문을 들어가기 위해 75%의 문을 버리는 것도 착각이다. 25%의 문도 만점자, 만점자 그룹에 속해야 기회가 있을 것이다. 문과학생들에게 의대를 열어준 것은 큰 변화속에 의대도 같이 있다는 상징이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지역균형선발전형 등급 강화>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2개영역 2등급 이내에서 3개영역 2등급 이내로 강화시킨 것에 대해 “최소한을 갖추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2개 영역 2등급을 했더니 딱 2개영역만 2등급을 맞춘다. 그러면 대학에서 못 견딘다”며 “실제로 이과 학생중에 수학을 4~5등급 맞는 경우도 있다. 이과를 지원했는데 이과에서 수학과 과학이 아닌 영어와 국어를 2등급을 맞추면 대학에서 견디기 힘들다”고 말했다.
최저등급을 다시 완화할 계획이 없냐는 학생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와 같은 전형체계를 유지한다면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완화할 바에야 없앤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서울대는 최저학력기준을 정말로 Minimum(최소값)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기회균형선발전형처럼 최저학력을 없애면 없앴지 더 낮추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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