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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제 도입5년 대학,고교,학생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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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2-07-17 00:00 조회1,57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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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제 도입5년 대학,고교,학생 변했다


 

 

 







  ‘사정관 전형’ 합격자, 학업성취 기대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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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씨(22·여)는 고교 시절 역사 공부에만 몰두했다.

조선 후기 실학자인 안정복의 묘소가 경기 광주시 관광안내지도에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문화재청과경기도청에 시정을 요구할 정도였다. 하지만 좋은 대학에 가겠다는 꿈은 꾸지 못했다. 내신은 3∼4등급이었고 모의고사 성적은 사회탐구 영역을 제외하고는 바닥이었다. 그의 자질을 입학사정관이 알아주면서 건국대에 2009년 입학했다. 박 씨는 “그저 미쳐서 했던 일이 대학으로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다. 그 덕분에 사학과에서 좋아하는 역사 공부를 마음껏 했다”고 말했다.대학 입시에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된 지 올해로 5년. 설립 이념과 전공에 적합한 잠재력, 소질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자는 취지였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입학사정관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은 2008학년도에 10곳에서 2009학년도 40곳,2010학년도 90곳, 2011학년도 117곳, 2012학년도 121곳으로 늘었다. 선발 인원도 같은 기간에 254명에서 4만1762명으로 급증했다. 입학사정관 전형이 고교와 대학에 어떤 변화를 불러왔는지 알아봤다. 》





입학사정관전형으로 입학한 대학생과 다른 전형으로 들어온 대학생 중에서 어느 쪽이 나을까.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한 대학들은 여기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나타냈다.



건국대가 신입생의 대학생활적응도와 핵심 역량을 전형 유형별로 알아봤더니 입학사정관전형으로 뽑은 학생들이 더 뛰어났다. 2009∼2011학년도 입학사정관전형 입학생 216명과 기타 전형 입학생 1302명을 대상으로 비교한 결과다.









○ 대학적응, 핵심 역량 뛰어나



입학사정관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은 대학에 다니는 이유를 잘 알고(학업적응), 대학에서 맺은 인간관계에 만족(사회적응)했다. 외로움이나 우울함을 느끼는 경우는 적었다(정서적응). 대학생활 적응에서 입학사정관전형 입학생(5점 만점에 평균 3.73점)은 다른 전형 입학생(3.47점)보다 뛰어났다.



대학의 인재상과 관련 있는 11가지 핵심 역량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입학사정관전형 입학생은 평균 3.58점을 받아 다른 전형 입학생(3.37점)보다 높았다. 특히 전공적합 성실성 창의성 팀워크 문제해결력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학업성적은 비(非)입학사정관전형으로 합격한 학생들이 더 높았다. 2010학년도에 다른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학업성적 평점(3.37점)은 입학사정관전형 입학생(3.04점)보다 높았다. 2011학년도에는 각각 3.36점, 3.24점이었다.



입학사정관전형 입학생의 성적은 전공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눈에 띄게 향상됐다. 2009학년도 입학사정관전형 입학생들은 1학년 1학기부터 학업성적 평점이 3.34점, 3.59점, 3.25점, 3.55점, 3.72점으로 대체로 오르는 추세를 보였다. 김경숙 건국대 입학전형 전문교수는 “입학사정관제로 들어온 학생들은 수능이나 내신과 같은 정량적 평가만으로 뽑은 게 아니라서 평점이 낮을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이 관심을 갖는 공부에서는 학업성취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과는 다른 대학에서도 똑같이 나타났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지난해 5월 비공개로 진행한 ‘입학사정관제 성과분석 연구’에 따르면, A대학의 경우 2009학년도에 입학사정관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성적이 3.10점대로 다른 전형 학생들과 비슷했다. 하지만 2학년으로 올라가서는 3.40점으로 높아졌다. 다른 전형 학생들의 2학년 성적은 1학년 때와 차이가 없었다. 대교협이 6개 대학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입학사정관전형 학생들의 전공만족도(3.80점)는 다른 전형 학생(3.75점)보다 높았다. 학습만족도(3.50점, 3.40점)나 학교만족도(3.86점, 3.60점)도 마찬가지였다.



○ 특목고 학생들 유리하지 않아



주목할 점은 입학사정관제 도입 이후 입학생의 출신 학교가 다양해졌다는 사실이다. 대교협에 따르면 2009∼2011학년도에 대학별로 합격자를 배출한 고교가 평균 774개교로 입학사정관제 도입 이전(693개)보다 늘었다.



합격자가 나온 시군구도 평균 165개에서 178개로 늘었다. 대학별 기초생활수급자는 평균 48명에서 70명으로 증가했다. 대교협 관계자는 “입학전형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합격생의 출신 지역과 고교, 경제 배경이 넓어지고 있다. 입학사정관전형이 사회적 불균형의 해소에도 기여하는 효과가 있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입학사정관제가 과학고나 외국어고 등 특목고 학생에게 유리하지 않게 나온 점도 주목할 만하다. 건국대의 경우 2012학년도에 특목고 학생들이 전체 합격자의 5.1%를 차지했지만 입학사정관전형으로는 0.3%만이 통과했다. 입학사정관전형 합격생의 73.2%는 일반고 출신.



김경숙 교수는 “건국대에 정시로 들어오려면 내신이 2등급 초반에서 끊긴다. 하지만 입학사정관전형으로는 4등급 후반까지 간다. 부족한 성적을 자신의 잠재력으로 충분히 채울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교사들 “진학지도 힘들어졌지만 교실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적극적으로 변했다” “활동 내용을 학교생활기록부에 일일이 기록하고 추천서를 써야 하므로 교사는 귀찮아졌지만 공교육도 변할 수 있다고 본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에서 활동하는 서울시내 10개 고교의 진학담당 교사들은 입학사정관제의 영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교사의 업무는 늘어났지만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데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 학생들, 학교생활에 적극적



가장 큰 변화는 관심 있는 동아리를 직접 만드는 학생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적성이나 진로와 관련 있는 활동을 학교 안에서 얼마나 꾸준히 했는지를 보여주는 게 입학사정관 전형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경복여고에는 지난해 여름 ‘멘토스’라는 봉사동아리가 생겼다. 2학년이던 신선우 양과 친구 3명이 저소득층 학생을 위해 만들었다.



동아리 활동에 대한 얘기가 알려지면서 공감하는 학생이 많아졌다. 지금은 경복여고 인근의 4개 학교에서도 봉사 지원자를 받는다. 현재 회원은 95명. 조직도와 회칙도 만들었다. 봉사는 일주일에 1시간 이상씩, 회의는 시험기간을 피해 한 달에 1, 2회로 정했다. 남을 가르치려면 자신부터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에 신 양의 성적도 올랐다.



문일고 역시 자발적 동아리를 권장하면서 회원이 4, 5명인 소규모 모임이 생겼다. 홀몸노인 돕기, 다문화가정 어린이 멘토, 관심 전공·대학·직업 정보 교환 동아리. 김혜남 교사는 “새로 생긴 동아리는 영어회화반, 영단어 분석반, 과학실험반 등 교과 중심 동아리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학생회 활동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13일 학생회장을 뽑을 예정인데 11개팀이 등록했다. 3, 4개팀만 출마하던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창문여고도 학생회장 후보가 지난해에는 1명이었지만 올해는 4명이나 나왔다. 배윤근 창문여고 교사는 “입학사정관제가 시행된 뒤 학생들이 임원 선거, 동아리 등 학교활동에 이전보다 더 주도적으로 참여한다”고 말했다.



강동고는 1학년을 상대로 매년 3월에 진로적성검사 진로가치관검사 흥미검사 다중지능검사를 실시한다. 적성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이 학교의 신성철 교사는 “적성검사 후 교사가 입시설명회와 상담을 진행하면서 학생이 진로를 결정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 고교 교육 정상화에 기여



교사들은 입학사정관제 도입으로 진학지도가 이전보다 힘들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고교 교육을 정상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점수를 줬다.



“활동 내용을 학생부에 적어야 하고, 써야 할 추천서도 너무 많다. 학생별 맞춤 전략을 제시해야 해 정말 힘들지만 학생들이 무조건 교과공부만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자신에 대해 고민할 수 있게 돼 긍정적이다.”(이정수 송곡여고 교사)



“내신이 안 좋은 학생도 다른 재능이 있으면 좋은 대학에 합격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강인환 배명고 교사)



하지만 교사들은 보완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성권 대진고 교사(서울진학지도협의회장)는 “입학사정관전형에 지원하기 위해 일부러 여러 활동을 하다가 자신의 소질과 달리 다른 쪽으로 맞춰 가는 사례가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주동식 세화고 교사는 “대학들은 스펙을 갖춘 학생 중 누구를 뽑을까만 고민하지 말고, 학생들이 전공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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