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의업에 종사할 허락을 받음에 나의 생애를 인류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하노라.’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시작 부분이다.
모든 의사가 이 선서를 시작으로 의업 종사를 시작하지만 과연
생애를 인류봉사에 바치는 의사는 얼마나 될까.
취업불안 시대에 의사라는 직종은 비교적 안정적인 직업을 보장하면서 의대 입시는 성적 최상위권 학생들의 필수 진로 코스로 인식되고 있다. 그렇지만 지적능력이 우수하다고 환자와 원활한 소통을 하며
아픔을 치유할 수 있을까. 답은 명백히 ‘그렇지 않다’이다.
올해부터 서울대 의대 입시에 다중미니면접(Multiple Mini Interview) 방식으로 도입된 인성면접은 성적 지상주의식 선발방식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의대입시에서 확대되고 있는 다중미니면접에 대해 알아봤다.
다중미니면접(Multiple Mini Interview, MMI)이란?
다중미니면접(이하 ‘MMI’)은 말 그대로 ‘여러 가지의 짧은 인터뷰’를 말한다. 전통적인 의대 인터뷰의 단점을 보완하고 지원자의 인성에
대한 검증을 더욱 철저히 하겠다는 취지에서 2001년 캐나다 맥매스터 의대에서 시작해 현재 캐나다 대부분의 의대에서 실시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뉴저지, 캘리포니아, 버지니아, 오하이오의 주요 주립
의대에서 실시하고 있으며, 명문 사립 의대 중에서는 스탠퍼드가
시행하고 있다.
지원자는 9~10개의 방을 거치며 면접을 하게 되는데, 방별로 1~2명의 면접관이 약 8분간 지원자의 가치관·의사소통능력·정직성·윤리의식·
책임감 등을 검증하게 된다. 여러 명의 면접관이 함께 앉아 20~30분간 면접하는 기존 방식보다 변별력이 높다.
MMI는 ‘의사가 되려는 이유’보다는 지원자의 인성과 환자나 동료들과의 소통방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대 의료서비스는 의사 개인보다는 팀워크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의사, 간호사, 환자 사이의 소통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통계에 따르면 실제로 소통 부재로 인한 의료사고가 빈발하고 있고, 미국의 경우 소통 부족으로 인한 의료사고가 해마다 수만 명에 달한다. MMI는 의사의 자격요건에 맞는 지원자를 좀 더 잘 선별하기 위해 도입한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이 2008학년도 입시에서
처음 시행했고 한림대 의대가 2011학년도에 도입했다.
서울대 의대는 2012학년도 의학전문대학원 신입생 면접 때 이 방식을 도입하며 “의사소통 능력과 라포르(rapport·의사와 환자의 심리적
신뢰) 형성 능력이 있는 학생을 뽑고 공부만 잘하는 학생을 걸러내기 위한 시도”라고 밝힌바 있다. 서울대는 2013학년도부터 의대 입시에도 MMI를 도입했으며 여섯 번의 면접을 70분간 진행했다.
MMI 실전 문항, 어떤 유형이 있나?
서울대 의대를 비롯한 의대입시는 최상위권 학생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따라서 서류나 성적을 근거로 하는 1단계 전형의 점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2단계의 면접 결과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MMI의 문항은 해마다 바뀌고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어려서부터 인성 함양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MMI 실전 문항에는 어떤 유형들이 있는지 살펴봤다.
#유형1. 윤리, 정직성, 도덕성 검증
- 상황지문: 고3인 A와 B는 전교 1·2등을 다투는 우등생이며 가장 친한 친구이다. A는 부유한 가정환경의 자녀이며, B는 집안이 어려워 대학진학을 포기해야 할 형편이다. 졸업생 중 1등에게 학교에서 4년간 대학등록금을 지원하기로 하였다. B가 1등이 되자 A가 진심으로 축하해주었다. 그날 오후 선생님이 B를 불러 “나의 실수로 채점이 잘못되었다. 실은 A가 1등이지만 A는 자력으로 충분히 대학에 갈 수 있으니 둘만의 비밀로 하자”고 제안하였다.
- 질문유형: 위의 상황에서 무엇이 가장 문제인가? 선생님의 행동은
어떠한가? 만약 당신이 B학생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 유형2. 공감능력, 의사소통능력 검증
- 상황지문: 50세 환자가 지난주 시행했던 위 조직검사 및 복부 전산화 단층촬영(CT) 결과를 듣기 위하여 병원에 왔다. 검사 결과는 위암 말기였다. 이 환자의 경우 수술은 불가능하며, 항암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3개월 정도밖에 살지 못한다. 항암치료를 하면 2년 후 살아있을 확률은 30% 정도이다.
- 질문유형: 만약 학생이 환자라면 어떤 마음일 것 같은가? 면접관이 환자이고 학생이 담당 의사라면 환자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만약 환자가 항암 치료를 거부하고 비과학적인 민간요법을 받겠다고 한다면 담당 의사로서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유형3. 자아성찰, 자기 이해 검증
- 상황지문: 과거에 했던 일 중에서 가장 후회되는 일을 이야기해
보십시오. 구체적인 본인의 과거 사례를 후회되는 상황과 당시 생각 및 행동, 이후 변화 등에 대해 생각해 보십시오.
- 질문유형: 그 일은 왜 일어났는가? 그 일로부터 무엇을 배웠는가?
그 당시 상황으로 간다면 무엇을 바꾸고 싶은가? 그 일을 겪은 후 어떻게 달라졌는가?
<히포크라테스 선서>
이제 의업에 종사할 허락을 받음에
나의 생애를 인류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하노라.
나의 은사에 대하여 존경과 감사를 드리겠노라.
나의 양심과 위엄으로써 의술을 베풀겠노라.
나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
나는 환자가 알려준 모든 내정의 비밀을 지키겠노라.
나는 의업의 고귀한 전통과 명예를 유지하겠노라.
나는 동업자를 형제처럼 여기겠노라.
나는 인종, 종교, 국적, 정당정파 또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노라.
나는 인간의 생명을 수태된 때로부터 지상의 것으로 존중하겠노라.
나는 비록 위협을 당할지라도 나의 지식을 인도에 어긋나게 쓰지 않겠노라.
이상의 서약을 나는 나의 자유의사로 나의 명예를 받들어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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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서울대 의대 MMI>-
* 진행 방식
- 7개(면접실 6개, 제시문해석 준비실 1개)의 방에서 70분간 진행
- 6개의 면접실에서 6명의 면접관과 면접: 자기소개서 면접1,
프레젠테이션1, 상황면접3, 연극면접1
* 질문 유형
- 수학·과학 심층문제와 시사문제는 제외
- 면접실 1) 자기소개서에 대한 상세한 질문
- 면접실 2~4) 상황면접
사례: 슬픔에 빠져있는 친구 위로해주기
사례: 책임감에 대한 질문. 2학년인 당신은 친구들과 함께 1학년 후배들에게 장난으로 공을 던지다가 친구가 던진 공에 잘 아는 1학년 후배가 다쳤다. 당신은 어떻게 행동하겠는가?
- 면접실 5) 연극면접
사례: 예약제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예약 없이 오래 기다린 손님이 항의를 한다. 직원이 되어 직접 해결하는 모습을 연기해 본다. (40대 여자 연기자와 실제로 연기)
- 면접실 6) 10분간 주어진 제시문을 읽고 두 문장으로 요약 후 면접 진행
제시문: 리더십과 팔로우십의 관계(A4 2쪽 분량).
면접방식: 2분간 복습 시간, 3분간 지문에 대해 발표, 5분간 질의응답
질문사례: 글의 제목을 정해보자. 무슨 내용이 이어질까? 글쓴이의 입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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