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서열화 조장하는 성취평가제..´교육부의 무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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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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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서열화 조장하는 성취평가제
´교육부의 무리수´
2015 고입의 파행이 거듭되고 있다. 지자체 선거로 인한 일정 지연에다 하반기 진행되어야할 고입들이 요강 확정이 늦어지면서 수험생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성취평가제(절대평가) 강행으로 인한 부작용은 이미 예고됐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하다. 여기에 교육부 관계자가 성취평가제가 양산할 동점자 처리 대책으로 학교알리미를 제시하면서 학교서열화를 교육부가 스스로 조장한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2015 고입은 영재학교가 마무리되어가는 단계이고 과고들이 요강확정을 한 단계. 문제는 하반기 진행될 전국단위자사고와 외고 국제고에서 발생했다. 계속 요강확정이 늦어지면서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입시일정의 지연은 교육감 선거 이후 업무공백 보다는 올해 고입에 처음 도입되는 성취평가제의 영향이 크다. 학습부담의 완화를 위해 도입된 성취 평가제는 고교에서는 도입됐지만 변별력을 우려한 대학들의 반발로 대입에서는 유보된 상태. 반면 고입은 올해 입시부터 강행되는 상황이다.
당장 요강을 확정해야하는 전국단위 자사고의 경우 10개 가운데 5개만 요강이 발표된 상태. 나머지 학교들은 성취평가제로 인한 변별력 확보를 놓고 교육부, 교육청과 협의가 길어지면서 요강확정이 늦어지고 있다. 핵심은 동점자의 처리. 성취평가제가 양산할수밖에 없는 많은 동점자를 과연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놓고 학교 일선의 건의가 이어졌지만 교육부의 방침은 달라진 것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과정에서 교육부 관계자의 발언이 확대재생산되면서 문제를 확대시키고 있다. 동점자 처리를 학교알리미로 하라는 얘기다. 교과목별 A-B-C-D-E-(F) 6단계의 성취수준만을 볼 수 있게 한 2015 자사고/외고 자기주도학습전형 1단계의 변별력 상실 문제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가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각 학교 학년/교과별 평균과 표준편차를 활용하면 변별이 되지 않겠느냐"는 어이 없는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성취평가제강행의 이면에서 교육부가 학교서열화를 조장한다는 비난이 나올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실제로학교알리미(www.schoolinfo.go.kr)에는 전국 중학교의 학년/학기/교과별 학업성취 사항이 공개되어 있다. 학생이 제출하는 게 아니라 학교가 일일이 학교별 자료를 찾아야 하는 수고는 있겠지만, 이 자료를 통하면 지원자 출신 중학교의 학년/학기/교과별 평균과 표준편차는 물론 A성취도를 몇 %까지의 학생이 받았는지 알 수 있다. 학생 부담완화를 위해 전면도입된 성취평가제가 학교 서열화로 귀결되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성취평가제 도입단계부터 대입과 마찬가지로 변별력 문제가 관건이니 신중한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해왔다. 고입에서의 전격도입은 대입과의 형평문제도 충분히 제기될 수있다. 평가이후 변별력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라는 학부모들의 소송이 잇따를 가능성도 도사리고 있는 상태다.
▲ 학교알리미에 접속해 학교명을 치고 나오는 화면 상단 우측의 '전체항목 열람'을 클릭하면 수 많은 항목 중 상단의 '교과별 학업성취 사항'이 나온다. 클릭해 들어가면 각 학년 학기별로 전 교과의 평균과 표준편차는 물론 성취도별 분포 비율이 모두 공개되어 있다. /사진=학교알리미 캡처 |
< 고입 성취평가제 무엇이 문제인가>
올해 고입 자기주도학습전형에 도입되는 성취평가제는 자사고와 외고의 경우 1단계에서 교과성적과 출결감점만으로 서류전형 및 면접대상자를 선발해야 하는 1단계의 변별력이 없다는 근본적 문제를 안고 있다. 성취평가제는 교과목별 성취수준을 A-B-C-D-E-(F)의 6단계로 나눠 매기는 절대평가 방식. 학년/과목별로 석차를 매겨 9등급을 내던 기존 상대평가에 비해 학생부담을 덜 수 있지만 정작 입시에선 변별력을 상실하면서 평가의 공정성이 우려되고 있다. 1단계 교과내신+출결, 2단계 서류전형과 면접의 자사고/외고 자기주도학습전형에서 1단계 변별력이 사라진 때문이다. 과목별 90점 이상이면 모두 A를 받는 상황이라 90등 이상이면 모두 전교1등이고, 전교생의 40%가 전교1등인 중학교도 있을 정도다.
현재 과고는 1단계에서 서류평가가 가능하고 ´방문/소집 면담´까지 가능한 상태라 성취평가제 도입에 큰 부담이 없다. 외고 역시 3학년 성적에 한해 9등급 상대평가가 가능해 1단계 어려움에서 한 발 물러서 있다.
문제는 자기주도학습전형을 실시하는 전국단위 자사고를 중심으로 한 자사고다. 1단계에서 자소서 추천서 학생부비교과 등 서류를 전혀 볼 수 없는 상태에서 교과내신과 출결만으로 통과자를 내야 한다. 1단계 통과자에 동점자가 대거 발생해 2단계 면접을 치르기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는데다 그 공정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가장 인기가 높은 외대부고의 경우 1단계 합격자가 정원의 1.5배수가 아닌 5~6배수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을 정도다. 동점자가 대거 발생한다고 해서 면접일정이 크게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특성상 하루에 면접전형을 마무리하기가 불가능하다. 1단계 통과자에 한해 보는 서류전형의 일정 역시 빡빡하기는 마찬가지다. 때문에 대입에선 성취평가제 도입이 다음 정권으로 유보된 상태이고, 많은 학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전국단위 자사고를 중심으로 1단계에서 서류를 볼 수 있도록 하는 전형손질이 시도되고 있었다. 결과적으론 자사고 입시에서 1단계 서류평가는 불가능해졌다. 오로지 1단계에서 성취평가에 의한 내신과 출결감점만 교육부가 허용한 가운데 일부 학교에선 1단계 동점자에 한해 교과별 평균과 표준편차를 볼 수 있게 했다.
<학교알리미 통한 학교 서열화 가능성 대두>
문제는 1단계 동점자의 경우 교과별 평균과 표준편차를 어디서 볼 수 있느냐에서 심각성이 더해진다. 1단계 서류제출에선 교과별 평균과 표준편차가 지워진 학생부를 받는다. 제출하지도 않은 평균과 표준편차를 동점자에 한해 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의문이 생기는 것이다. 해당 학교의 2015 입시요강이 공개되자마자 관련 문의가 베리타스알파에 쇄도했을 정도로 학부모들의 관심은 큰 상황. 이 학교뿐 아니다. 급박한 일정 안에 면접대상자가 전년대비 5~6배 늘어날 경우 현장파행에 대한 우려를 각 학교가 교육부 관계자에 제기하자 해당 관계자는 "학교알리미를 통해 정보를 보면 되지 않느냐. 과목별 평균과 표준편차까지 알리미에 다 공시되어 있다"고 밝혀 고입 관계자들을 경악케 했다는 전언들이다.
이 방법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고입 관계자도 있었고 심지어 모르고 있다가 교육부 관계자를 통해 알게 된 고입 관계자도 있는 가운데 현장에선 "이게 눈가리고 아웅 아니고 뭔가. 국가시책에 따라 입시는 치르겠지만, 고입파행의 방법을 교육부 관계자가 나서서 알려주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한 목소리로 우려하고 나섰다. A고교 고입관계자는 "전혀 모르고 있던 사항을 교육부 관계자로부터 알게 됐다"면서 "현장의 어려움을 덜어주고자 조언한 것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학교를 서열화하라는 것 아닌가"라고 한탄했다. B고교 관계자는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며 "지침을 충실히 따르는 게 학교들마다 당연한 입장이겠지만 경우에 따라 충분히 상대평가의 취지를 벗어난 입시를 진행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C외고 관계자는 "입학담당관들과 학원장들 사이에서 ´알리미´를 통해 다 알 수 있다"고 이미 알려진 상황이라며 "알리미 어디에 그 자료가 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팩트 확인을 위해 알리미에 접속한 결과 실제로 관련 자료는 깔끔하게 모두 잘 정리되어 있었다. 학교명을 치고 나오는 화면 상단 우측의 ´전체항목 열람´을 클릭하면 수 많은 항목 중 상단의 ´교과별 학업성취 사항´이 나온다. 클릭해 들어가면 각 학년 학기별로 전 교과의 평균과 표준편차는 물론 성취도별 분포 비율이 모두 공개되어 있다. 대원국제중을 사례로 들면, 현재 중3인 학생들이 중2였던 2013학년 2학기 영어교과의 평균은 92.7점, 표준편차는 5.7이며 A성취도를 받은 학생은 77.6%다. 2학기 수학교과의 평균은 92.9점 표준편차는 5.1이며 A성취도를 받은 학생은 81.2%나 된다. 알리미 자료는 정부가 투명한 정보공개를 내세우며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가 정보를 의무적으로 제공하게 된 공시자료다. 정보공개에서 시작한 자료를 교육부 관계자가 스스로 입시파행의 한 방법으로 제시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인 것이다. B고교의 고입관계자는 "이런 식이면 성취평가를 도입하더라도 일정부분 해당 학생의 상대적 위치를 알 수 있는 것은 물론 자칫 고교에서 중학교 서열화가 이뤄질 수 있고, 결국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라며 "애초 의도를 벗어난 파행의 방법 자체를 교육부 관계자가 나서서 알려줬다는 게 큰 문제이고 이런 방법이 결국 학교서열화를 조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내신 성취평가제 도입에 의한 전형손질 시도와 지방선거에 따른 행정공백으로 전국단위 자사고들의 전형요강 승인이 늦어지면서 이미 입시파행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전국 10개 전국단위 자사고 중 요강승인이 난 곳은 민사고 인천하늘고 상산고 김천고 포항제철고(승인일자 순)로 5개교뿐이다.
민사고가 지원자 수준을 감안한 변별력 문제와 학교적응의 문제를 감안해 수학/영어면접에 체력검사까지 치르는 등 독자전형을 운영하는 가운데 인천하늘고 상산고 김천고 포항제철고는 1단계 내신/출결과 2단계 서류/면접의 자기주도학습전형을 치르는 것으로 일단락났다. 아직 요강승인이 나지 않은 전국자사고는 광양제철고 북일고 외대부고(용인외고) 하나고 현대청운고로 5개교다. 민사고가 독자전형을 운영하는 배경은 ´자립형사립고 시범학교´ 시절을 보낸 자사고이기 때문이다.
민사고와 함께 자립형사립고 시범운영을 했던 상산고 현대청운고 포항제철고 광양제철고와 시범학교로 개교승인이 난 하나고는 지필고사 형식이 아니라면 학교자율로 전형을 진행할 수 있다. 민사고만이 자율전형을 고집할 뿐 나머지 5개교는 교육부/청이 주도하는 자기주도학습전형을 협조차원으로 실시하고 있다. 자립형에 해당하는 A고의 관계자는 "최대한 협조차원에서 독자전형을 운영하지 않고 있는데도 입시의 공정성을 흔드는 제도를 강제하며 현장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며 현 지침의 강제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B고의 관계자는 "현 지침의 문제도 있지만 자립형사립고 시범학교였다는 이유로 일부 학교만 독자전형을 허용한다는 건 형평에 어긋난다"며 "전형의 공정성 시비가 붙지 않도록 정부지침이 더욱 정교했으면 한다"고 또 다른 입장을 밝혔다.
<대안 마련되어야>
교육계 한 관계자는 "수험생 부담을 줄인다는 측면에서의 성취평가제 도입의 긍정적 측면은 이해하지만, 입시에서 1단계 내신성취만 가지고 변별력을 내기가 어려운 것은 이미 우려되고 있었다"며 "지금이라도 1단계에서 과고/영재학교처럼 서류평가를 할 수 있게 하든지 자사고도 외고처럼 3학년 성적에 대해 9등급 상대평가를 허용하는 과정을 거치든지 숨 쉴 틈을 줘서 최대한 공정하고 정상적인 입시를 치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대입과 형평을 근거로 성취평가제의 유보를 강조했다. "대입에선 이미 성취평가제 내신반영의 파행을 인지하고 유보한 것처럼 시행과 입시적용은 시차를 두고 변별력 확보 방안이 나온다음 입시에 적용하는 게 맞다. 대입 학생부종합전형이 고교교육의 정상화를 이끌 듯 고입 자기주도학습전형도 대입처럼 학생부의 모든 기록을 살펴 성장가능성을 살피도록 제도를 손질한다면 고입과 대입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공교육 정상화도 이끌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2015 자기주도학습전형 시행 자사고>
전국단위 자사고 10개교(자기주도학습전형) | |||||
시도명 |
소재지 |
학교명 |
지정연도 |
운영연도 |
구분 |
경기 |
용인 |
외대부고 |
2010 |
2011 |
비평준화 |
서울 |
은평구 |
하나고 |
2010 |
2010 |
평준화 |
강원 |
횡성 |
민사고 |
2010 |
2010 |
비평준화 |
전남 |
광양 |
광철고 |
2010 |
2010 |
비평준화 |
경북 |
포항 |
포철고 |
2010 |
2010 |
평준화 |
전북 |
전주 |
상산고 |
2010 |
2010 |
평준화 |
울산 |
동구 |
현대청운고 |
2010 |
2010 |
평준화 |
인천 |
영종도 |
하늘고 |
2010 |
2011 |
비평준화 |
충남 |
천안 |
북일고 |
2009 |
2010 |
비평준화 |
경북 |
김천 |
김천고 |
2009 |
2010 |
비평준화 |
지방 광역 자사고 11개교(자기주도학습전형) | |||||
시도명 |
소재지 |
학교명 |
지정연도 |
운영연도 |
구분 |
경기 |
안산 |
안산동산고 |
2009 |
2010 |
비평준화 |
대전 |
중구 |
대성고 |
2010 |
2011 |
평준화 |
서구 |
서대전여고 |
2010 |
2011 | ||
서구 |
대신고 |
2012 |
2013 | ||
대구 |
중구 |
계성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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