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2.77·토익無, 대기업 입사 비결 알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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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2-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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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올 1월 입사 한재연씨
지방대 卒, 학점은 고작 2.77
게다가 토익점수도 없다. 하지만 난…
낮엔 학교 밤엔 학원 알바
영어연극하며 실전영어 마스터
주말엔 외국인 룸메랑 여행
취업서바이벌서 유학파 제쳐
학점2.77, 토익점수 없음, 순천향대 영문과 졸업, 육군병장 제대.
올 1월 롯데그룹 공채 73기로 입사한 한재연 씨(27)의 이력이다.
‘앵~ 그 흔한 유통관련 인턴경험이라든가, 자격증도 하나 없네.
’ 인터뷰를 위해 미리 받아본 이력서를 보고 궁금증이 생겼다.
과연 롯데는 무엇 때문에 이 친구를 뽑은 걸까?
롯데백화점 프리미엄 세일 첫날인 지난 주말 서울 소공동 본점
식품팀 서포터로 일하는 한씨를 찾았다.
갈색 구두에 짙은 회색 양복 차림. 그는 여느 신입사원처럼
시식코너 준비를 위해 신나게 일하고 있었다.
사내에서 ‘스마일맨’으로 불리는 한씨를 보기 위해
선배 3명도 인터뷰에 동석했다.
◆아리랑TV 취업 서바이벌 1위
지난해 가을 아리랑TV 취업 서바이벌 ‘컨텐더스(Contenders)’
롯데백화점 신입사원 채용이 한씨의 인생을 바꿨다.
롯데백화점은 여기서 1등 한 명을 공개 채용키로 한 것.
지원자만 200명이 넘었다. 외국 대학을 나온 화려한 스펙의
소유자도 많았다. 특히 한 달간 진행되는 모든 프로그램에선
모두 영어로 말해야 했다.
한씨가 어떻게 유능한 경쟁자를 다 물리치고 당당히 1등을
거머쥐게 되었는지 비결을 털어놓았다.
“영어 연극동아리 활동과 교내 글로벌 빌리지 외국인 룸메이트와
친하게 지낸 게 큰 도움이 됐어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한씨는
국내에서 실속있게 영어를 공부한 케이스. 그는 “영어 연극을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대화에 적합한 단어를 찾느라 며칠 밤을
지새우고 모르는 것은 교수님을 찾아서 묻고 또 물었다”고 했다.
또한 배역과 연습시간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의견충돌이 많았지만
그 과정에서 상대를 배려하고 때론 양보를 해야 되는 사회성도 배웠다. 이것은 서바이벌 2주차 영어토론에서 빛을 발했다.
“상대 의견을 반박만 하기보다 인정하면서 또 다른 대안을
제시했더니 오히려 더 높은 점수를 받게 된 것 같아요.”
한편 주말엔 룸메이트의 가이드로도 활동했다.
인근 유적지와 관광명소를 함께 다니면서 한국문화를 소개해 줬던 것. 상황에 맞는 적절한 미국식 영어를 이때 배웠다.
◆낮엔 학교, 밤엔 학원 알바
초등학교 때 아버지의 실직이 지금의 한씨를 만든 계기가 됐다.
“중1 때 아버지를 따라 호주에 갔어요. 그곳 공장에서 밤새 일하고
컨테이너에서 새우잠을 잤지만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했어요.” 민감한 사춘기, 그는 자칫 삐뚤어질 수도 있었지만 그런 힘든 환경을
디딤돌로 삼고 일어섰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한 학년 어린 동생들과
공부하면서도 반장과 전교 회장을 도맡았다.
대학교 땐 총학생회 기획국장을 하면서 리더십을 키워나갔다.
“호주의 힘든 삶이 오히려 상황을 극복하고 팀워크를 이루는
서양의 합리적인 가치관을 체득하는 경험을 줬어요.”
대학시절 학과 영어연극반을 이끌었지만, 밤에는 학비와 가정경제를
책임지기 위해 중고생 대상 학원 강사로 나서야 했다.
“오후 3시까지 학교 수업을 끝내고 곧장 학원으로 갔어요.
자정까지 중고생을 가르쳤지요. 방학 때는 학원강의가 끝나면
다시 호프집서 알바를 하고 보통 새벽 3~4시에 집에 오곤 했어요.”
충남 당진의 시골출신 한씨는 사실 스무 살이 넘도록 백화점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어쩌면 이것이 흠이 될 수 있었지만
면접관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집에서 차로 두 시간을 타야
갈 수 있는 백화점은 꿈도 꿀 수 없었죠. 아리랑TV 면접 때
솔직히 대답했어요. ‘전 태어나 롯데백화점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의 동네에서 전 패션리더로 통합니다.
사교성이 있어 마을에선 저를 차기 이장 후보로까지 거론할
정도였죠’라고.”
실무면접관으로 참여했던 박상우 매니저는 “백화점을 한 번도
못 가본 것을 숨기지 않고 당당히 말한 것에서 진정성이 묻어났다”며 “21세기 인재는 책상 앞 스펙이 아닌 삶으로 살아낸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눈앞의 기회를 잡으세요”
한씨는 취업준비생들에게 눈앞의 수많은 기회에 도전할 것을 주문했다. 그에게 취업 서바이벌 지원은 우연이었다. “그냥 온라인 배너광고를
보고 지원했어요. 다른 친구들은 그냥 보고 넘어갔지만, 평소에 영어
연극을 했던 자신감 하나로 도전한 거죠.” 수많은 기회 가운데 하나가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입사 후 생활해보니
많은 친구들이 스펙이라 여기는 컴퓨터·유통 지식들이 다 도움이
되더라고요. 단순히 입사지원서 한 줄 쓰기 위해 자격증을 딸 것이
아니라 입사 후를 상상하면서 하나하나 준비했으면 해요.”
롯데백화점 입사는 자신과 가정까지 바꾸어 놓았다. “어머니는 너무
기뻐 돼지를 잡아 마을 잔치를 하셨대요. 건강이 안 좋으셨는데
요즘엔 차츰 회복되셨어요. 제게 계단으로 올라갈 디딤돌 하나를
내 준 회사에 너무 감사해요. 더 열심히 해서 뭔가를 보답하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요즘 쉬는 날 서울 구경 재미에 푹 빠졌다는 한씨는
“1년 전에는 제가 서울서 직장을 다닐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라며 10년, 20년 후의 꿈을 이야기했다. “시골출신인 제가 해외파트에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우선은 바닥부터 열심히 배우고 싶어요.
그래서 회사가 저와 우리 가족에게 기댈 수 있는 나무가 되어
주었듯이 언젠가 저도 누군가에게 쉴 수 있는 나무와 디딤돌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올 1월 롯데그룹 공채 73기로 입사한 한재연 씨(27)의 이력이다.
‘앵~ 그 흔한 유통관련 인턴경험이라든가, 자격증도 하나 없네.
’ 인터뷰를 위해 미리 받아본 이력서를 보고 궁금증이 생겼다.
과연 롯데는 무엇 때문에 이 친구를 뽑은 걸까?
롯데백화점 프리미엄 세일 첫날인 지난 주말 서울 소공동 본점
식품팀 서포터로 일하는 한씨를 찾았다.
갈색 구두에 짙은 회색 양복 차림. 그는 여느 신입사원처럼
시식코너 준비를 위해 신나게 일하고 있었다.
사내에서 ‘스마일맨’으로 불리는 한씨를 보기 위해
선배 3명도 인터뷰에 동석했다.
롯데그룹 신입사원으로 올 1월 입사한 한재연 씨가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1층 매장에서 상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아리랑TV 취업 서바이벌 1위
지난해 가을 아리랑TV 취업 서바이벌 ‘컨텐더스(Contenders)’
롯데백화점 신입사원 채용이 한씨의 인생을 바꿨다.
롯데백화점은 여기서 1등 한 명을 공개 채용키로 한 것.
지원자만 200명이 넘었다. 외국 대학을 나온 화려한 스펙의
소유자도 많았다. 특히 한 달간 진행되는 모든 프로그램에선
모두 영어로 말해야 했다.
한씨가 어떻게 유능한 경쟁자를 다 물리치고 당당히 1등을
거머쥐게 되었는지 비결을 털어놓았다.
“영어 연극동아리 활동과 교내 글로벌 빌리지 외국인 룸메이트와
친하게 지낸 게 큰 도움이 됐어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한씨는
국내에서 실속있게 영어를 공부한 케이스. 그는 “영어 연극을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대화에 적합한 단어를 찾느라 며칠 밤을
지새우고 모르는 것은 교수님을 찾아서 묻고 또 물었다”고 했다.
또한 배역과 연습시간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의견충돌이 많았지만
그 과정에서 상대를 배려하고 때론 양보를 해야 되는 사회성도 배웠다. 이것은 서바이벌 2주차 영어토론에서 빛을 발했다.
“상대 의견을 반박만 하기보다 인정하면서 또 다른 대안을
제시했더니 오히려 더 높은 점수를 받게 된 것 같아요.”
한편 주말엔 룸메이트의 가이드로도 활동했다.
인근 유적지와 관광명소를 함께 다니면서 한국문화를 소개해 줬던 것. 상황에 맞는 적절한 미국식 영어를 이때 배웠다.
◆낮엔 학교, 밤엔 학원 알바
초등학교 때 아버지의 실직이 지금의 한씨를 만든 계기가 됐다.
“중1 때 아버지를 따라 호주에 갔어요. 그곳 공장에서 밤새 일하고
컨테이너에서 새우잠을 잤지만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했어요.” 민감한 사춘기, 그는 자칫 삐뚤어질 수도 있었지만 그런 힘든 환경을
디딤돌로 삼고 일어섰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한 학년 어린 동생들과
공부하면서도 반장과 전교 회장을 도맡았다.
대학교 땐 총학생회 기획국장을 하면서 리더십을 키워나갔다.
“호주의 힘든 삶이 오히려 상황을 극복하고 팀워크를 이루는
서양의 합리적인 가치관을 체득하는 경험을 줬어요.”
대학시절 학과 영어연극반을 이끌었지만, 밤에는 학비와 가정경제를
책임지기 위해 중고생 대상 학원 강사로 나서야 했다.
“오후 3시까지 학교 수업을 끝내고 곧장 학원으로 갔어요.
자정까지 중고생을 가르쳤지요. 방학 때는 학원강의가 끝나면
다시 호프집서 알바를 하고 보통 새벽 3~4시에 집에 오곤 했어요.”
충남 당진의 시골출신 한씨는 사실 스무 살이 넘도록 백화점을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어쩌면 이것이 흠이 될 수 있었지만
면접관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집에서 차로 두 시간을 타야
갈 수 있는 백화점은 꿈도 꿀 수 없었죠. 아리랑TV 면접 때
솔직히 대답했어요. ‘전 태어나 롯데백화점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의 동네에서 전 패션리더로 통합니다.
사교성이 있어 마을에선 저를 차기 이장 후보로까지 거론할
정도였죠’라고.”
실무면접관으로 참여했던 박상우 매니저는 “백화점을 한 번도
못 가본 것을 숨기지 않고 당당히 말한 것에서 진정성이 묻어났다”며 “21세기 인재는 책상 앞 스펙이 아닌 삶으로 살아낸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눈앞의 기회를 잡으세요”
한씨는 취업준비생들에게 눈앞의 수많은 기회에 도전할 것을 주문했다. 그에게 취업 서바이벌 지원은 우연이었다. “그냥 온라인 배너광고를
보고 지원했어요. 다른 친구들은 그냥 보고 넘어갔지만, 평소에 영어
연극을 했던 자신감 하나로 도전한 거죠.” 수많은 기회 가운데 하나가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입사 후 생활해보니
많은 친구들이 스펙이라 여기는 컴퓨터·유통 지식들이 다 도움이
되더라고요. 단순히 입사지원서 한 줄 쓰기 위해 자격증을 딸 것이
아니라 입사 후를 상상하면서 하나하나 준비했으면 해요.”
롯데백화점 입사는 자신과 가정까지 바꾸어 놓았다. “어머니는 너무
기뻐 돼지를 잡아 마을 잔치를 하셨대요. 건강이 안 좋으셨는데
요즘엔 차츰 회복되셨어요. 제게 계단으로 올라갈 디딤돌 하나를
내 준 회사에 너무 감사해요. 더 열심히 해서 뭔가를 보답하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요즘 쉬는 날 서울 구경 재미에 푹 빠졌다는 한씨는
“1년 전에는 제가 서울서 직장을 다닐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라며 10년, 20년 후의 꿈을 이야기했다. “시골출신인 제가 해외파트에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우선은 바닥부터 열심히 배우고 싶어요.
그래서 회사가 저와 우리 가족에게 기댈 수 있는 나무가 되어
주었듯이 언젠가 저도 누군가에게 쉴 수 있는 나무와 디딤돌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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