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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탐방) 재학생들이 전하는 한일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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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2-04-06 00:00 조회1,5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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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한일고]



"입시경쟁·사교육… 우린 그런 것 몰라요"




재학생들이 전하는 한일고 이야기


서울에서 2시간 거리인 충남 공주시 외곽. 주변이 온통 논과 밭뿐인

시골길을 지나 야트막한 언덕을 오르니, 푸른산 아래 자리 잡은

한일고의 모습이 보였다.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한일고는

´사교육 없는´ 농어촌형 자율학교.



학교수업과 자율학습만으로도 지난해 졸업생의 76.76%가

서울대, 연·고대, 경찰대, 카이스트, 포스텍 등 최상위권 대학에

합격했다. 이런 한일고의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재학생들로부터 직접 들어보자.








기사 이미지 1.침대 선후배인 1학년 허태우군, 2학년 김명오군(아래)./허재성 기자 heo@chosun.com



1 "우리는 침대 선후배"
 



● 1학년 허태우_
한일고에는 ‘침대 선후배’가 있어. 1학년 때 같은

기숙사 호실, 침대를 사용한 선후배로 맺어지는 관계야. 입학식 날

교문에 들어서면 수많은 선배가 침대후배를 찾는 팻말을 들고

서 있어. 내 침대선배는 2학년 김명오 형이야. 기숙사 및 학교생활에

대해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거나 필요한 자료들을 물려줬어.



또 형이 헬스부 부장이라 같이 운동하고 있어. ‘침대 선후배’는

한일고만의 자랑이라 할 만한 독특한 전통이지. 이미 대학에 진학한

선배들이 수시로 침대후배를 찾아와 도움을 줄 정도야.




기사 이미지 2.1학년 곽장원군의 멘토로 나선 2학년 강성현군(오른쪽)./허재성 기자 heo@chosun.com



2 "믿고 따를 수 있는 선배 있어 든든"



● 1학년 곽장원_
무척 내성적인 성격이라 기숙사 생활을 어떻게 할지 걱정이 많았어. 침대선배는 물론 동아리, CA 활동 선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 특히 침대선배인 2학년 강성현 형의 도움이 정말 컸어.

선배들은 공부보다 교우관계나 학교생활에 대한 도움을 많이 줘.



“고교생활에서 제일 중요한 건 소중한 친구를 찾는 일이다. 힘들 때

선뜻 손 내밀어 줄 수 있는 친구를 사귀어라. 공부법은 사람마다

개인차가 크다. 옆 친구가 어떻게 공부하든 신경 쓰지 말고, 혼자만의

목표와 공부법을 찾아라”는 성현 형의 조언을 늘 마음에 새기고 있어.




기사 이미지 3.수학 동아리 ´넘버스´ 활동 모습./허재성 기자 heo@chosun.com



3 학생 주도로 운영되는 동아리”



● 1학년 이상빈_
동아리가 얼마나 많은지 셀 수 없을 정도야.

선배들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동아리도 많지만, 친구들끼리 모여

새로 만드는 경우도 많아. 나는 입학하자마자 1학년 친구들과

‘넘버스’라는 수학동아리를 만들었어. 수학을 혼자 공부하면

막힐 때가 종종 있고, 문제를 풀어도 일정 수준 이상을 뛰어넘기

어렵지.



우리는 한 가지 주제를 정해서 각자 4~5문제씩 가져와. 이 문제들을

일주일간 각자 풀어보고, 서로 풀이법에 대해 토론해. 친구들이 못 푼

문제를 푼 친구는 풀이법을 알려주기 보다 ‘힌트’를 주곤 하지.

문제에 대한 다양한 접근방식을 배우게 돼.




기사 이미지 4.화학 동아리 실험 현장./허재성 기자 heo@chosun.com

4 듣기만 하는 수업은 없어”



● 1학년 윤찬혁_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 만큼 수업 수준이 매우 높아.

학생들이 수업에 많이 참여한다는 점도 장점이야. 예를 들어, 신현보

선생님(국어 담당) 시간에는 조를 만들어 수업해. 기숙사 같은 호실

친구 8명이 한 조를 이루지.



시간마다 조별 과제가 주어져. 덕분에 밤에 기숙사에 들어가서도

친구들과 열띤 토론을 벌일 때가 잦아. 지난 시간에는 ‘한일고 내

언어생활의 문제점’이란 과제를 받았어. 학생들의 생활이나 사회

이슈에 관련된 과제가 나와서 굉장히 재미있어.




기사 이미지 사진 가운데부터 시계방향으로 1학년 이상빈·허태우, 2학년 김민규, 1학년 김영헌, 2학년 장도희, 1학년 이규현·이선진·윤찬혁·이경기군. 한일고 재학생들은“사교육 없이 서로 도우며 성 장하는 학교생활이 무척 행복하다”고 전했다./허재성 기자 heo@chosun.com

5 "우리는 ‘경쟁’을 몰라"



● 1학년 이경기_
경쟁하기보다 서로 돕는 분위기가 좋아.

요즘은 내신 때문에 서로 노트도 안 빌려준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잖아. 한일고에서는 그런 일이 없어. 우수한 아이들이 많아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서로를 인정하면서 겸손한 마음을 갖게 돼. 과목마다 잘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서로 가르쳐 주는 분위기가 정착돼

있어. “친구를 경쟁자가 아닌 한 명의 스승으로 여기라”는 가르침이

굉장히 인상적이야.




기사 이미지 6.한일고 태권도 수업 모습./허재성 기자 heo@chosun.com



6 "운동이 최고의 놀 거리야"



● 2학년 김민규_
한일고 운동장은 잠시도 비어 있지 않아.

기상 시간은 6시지만, 5시부터 일어나서 축구를 하는 친구들을

매일 볼 수 있지. 점심, 저녁 시간에도 운동하는 친구들이 많아.

사실, 운동 외에는 마땅한 놀이거리가 없어.



일 년에 한 번씩 다양한 종목을 놓고 겨루는 ‘기숙사 호실 체육대회’가 있고, ‘호실 대항 축구 배틀’도 수시로 열려. 워낙 운동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운동장 사용권을 신청하는 데도 경쟁이 치열할 정도야.




기사 이미지 7.1학년 때 떠나는 백제문화 탐사 현장./허재성 기자 heo@chosun.com

7 "우리 문화 체험하는 답사 프로그램"



● 2학년 장도희_
백제문화 탐사, 이순신 전첩지 탐사, 일본 탐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 정해진 코스대로 돌다 오는 수학여행이

아니야. 지난해 백제문화의 영향을 받은 일본 오사카 지역을 돌았는데, 조를 짜서 일정을 정하고 자율적으로 다녔어. 문화를 체험하는 동시에 협동심, 모험심, 자율성을 길러준 프로그램이었지.



8 "핸드폰, 컴퓨터, TV 등 없어도 잘 살아"



● 1학년 이선진_
사교육이 없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어. 중1까지

학원에 다니다가 2학년 때부터 혼자 공부를 했는데, 오히려 학원에

다닐 때보다 성적이 쑥 오르더라. 그때 ‘자율학습’의 힘을 알았어.

부모님도 이 점을 가장 좋아하셔.



언제까지나 학원의 힘을 빌릴 수는 없잖아. 한일고는 유해환경이

전혀 없어서 공부만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야. TV는 물론 컴퓨터,

핸드폰도 거의 쓸 수 없어. 처음에는 어떻게 견딜까 싶었는데,

신기하게도 전혀 생각이 안 나.


9 "예절하면 한일고가 ‘짱’이지"



● 1학년 김영헌_
지난해 부모님과 한일고를 방문했을 때 일이야.

앞에서 걸어오던 한 무리의 선배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우리 부모님께 90도로 인사를 하고 지나갔어. 부모님은 그 모습을 보고, 나를 한일고에 꼭 보내야겠다고 결심하셨대. 실제로 입학해 보니 예절·인성교육이

얼마나 철저하게 이뤄지는지 알게 됐어.



● 한일고 김종모 교장



"´글로컬´(global+local)한 인재 양성이 목표입니다"




기사 이미지 한일고 김종모 교장.

"공부만 잘하는 이기적인 학생은 원치 않습니다. 한일고는 지역,

국가를 제대로 이해하면서 국제적인 안목까지 갖춘 ´글로컬(global+local)´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합니다."



한일고의 기본 원칙은 ´자주협력 학습´이다. 사교육 없이 ´스스로´

공부하되, 친구들과 ´더불어´ 배우라는 의미다. 대표적인 수업이 바로

DT(Debate tutoring) 수업. 아이들이 모둠을 만들어 수업을 준비하고

직접 친구들을 가르치는 형식이다. 공부에 필요한 모든 것은 학교에서 100% 제공한다.



석·박사 학위를 가진 교사들이 40%를 넘을 정도로 우수한 교사진은

물론 최신식 교실, 자습실, 도서관 등을 갖췄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수업이 무엇인지 파악해 야간·주말 특강을 수시로 마련한다.

김종모(60) 교장은 "형식적인 수준별 수업보다 아이들이 원하는

수업을 개설한다. 아이들이 직접 모여 수업을 만들 때도 있다"고

전했다.



사교육의 역할은 친구와 선생님이 대신한다. 그만큼 크고 작은 학습

동아리가 활성화돼 있다. 김 교장은 "아침 일찍부터 교실에서 토론을

벌이는 아이들이 많다"며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동아리를

만들어 공부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기숙사 같은

호실을 쓴 8명의 학생이 똘똘 뭉쳐 생활하는 것은 물론, 선배들이

후배들의 멘토를 자처한다.



김 교장은 "사교육 없이 ´홀로서기´ 할 수 있는 학생들을 길러내는

교육 프로그램이 한일고의 저력"이라며 "친구들과의 협동심, 애국심,

봉사심 등을 기반으로 갖춘 진정한 인재를 길러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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